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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모든 의료분쟁에는 약사들이 관여되어있는가
2000.12.01
의대생 | 조회 445
[펌]이슈투데이
왜 모든 의료분쟁에는 약사들이 관여되어 있는가
- 의약정 누구를 위한 협상인가

▶ 뭔가 구리지 않은가

근래 우리나라는 거의 해마다 크고 작은 의료분쟁에 시달리고 있다.

런데 이 의료분쟁들의 대부분에는 재미있게도 약사들이 관여되어 있
다. 문민정부를 떠들썩하게 했던 한-약분쟁이 그렇고, 지금 전국을

끄럽게 하는 의약분업이 그렇고, 그뿐이 아니라 수의사와 약사도 싸

고, 슈퍼와 약사도... 그리고 그것들은 모두 이권다툼-경제적 이권이
건 학술적 자존심이건 전문가들간의 영역문제 건 우리나라 언론들은
싸잡아 이권이라 칭한다.-의 성격을 띄고 있다. (특히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알려져 있다.) 바꿔 말하면 이 말은 결국 약사들이 의료계의
거의 대부분과 이권을 놓고 다툰다는 말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재미있는 점은 대부분의 경우 정부와 언론이 거의
일방적으로 약사 편을 들어준다는 점이다. 이번 의약분업 문제만 해
도 국민들에게는 의사들과 정부간의 싸움으로 보일 정도로 정부에 의
해 약사들은 보호받고 있다. 자! '한 업종의 종사자들이 정부와 언론
의 비호 하에 여러 업종과 계속된 분쟁을 벌이고 있다!' 라고 이 상

을 정리한다면 이건 어딘가 구리지 않는가? 왜 이런 구린 일이 일어

는가?

▶ 너무 많은 약사들

이러한 상황의 원인은 바로 약사숫자의 과잉이다. 박정희정권이 값싼
의료정책-환자 입장에서도 싸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의료에

한 지출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위해 의료인도 아닌 약사들에게 1차
진료를 일부 담당케 한다는 황당한 발상을 함으로 해서 벌어진 역사
적 코미디의 결과로 우리나라에는 약사들의 직능을 해내기에는 지나

게 많은 약사들이 존재하게 됐다. 거기에 문제는 이들이 엄청나게 돈
을 잘 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 과잉된 수의 약사들은 절대 자신
의 직업을 포기하지 안으려하고 그러기 위해 그들이 택한 방법은 약

매의 남발과 자기들끼리의 판매 경쟁이었다.

이것은 우리나라에서 약물의 오남용이 되게 한 주요한 원인 중에 하

가 된다.- 약물오남용의 원인을 대충 꼽아보자면 1. 약사수의 과잉과
약사의 임의조제에 따른 과잉 판매 2. 낮은 의료수가로 인한 행위치

의 위축으로 약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진 의료실태 3. 제약회사의 공

보다는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행태와 그러한 행태에 대한 정부의 규제
미비 4. 제약회사의 약광고나 의,약사에 의해 잘못 유포된 의약상식
등이 있다.- 그러한 경쟁은 결국 '대형약국'이라는 약의 덤핑과 불법
매약원에 의한 권장 판매를 위주로 하는 기형적인 약국의 출현을 부

게 되고 대형약국의 독주에 밀려 경쟁에서 뒤 처진 약사들은 급기야
의료인들의 직능을 침범하여 자신들의 직능으로 만드는데 이르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한-약분쟁이다.

사람들은 의료인이 늘어나면 의료공급이 과잉되어 저렴한 비용으로

료혜택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약사가 의사나 한의사

릇을 하게 되면 의료인 숫자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으니 환자 입장에

는 오히려 이득이라 생각한다. 실지로 약사들의 자료나 주장을 보면
그 점을 강조하여 자신들이 '임의조제'를 통해 의료인들과 경쟁하는
게 국민들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렇지가 않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가격이 내린다는 초기 자본주의 이론은 이제
는 교과서 내에서나 의미가 있는 이야기가 되었다. 지금은 압도적 자
본의 우위를 점한 독과점들이 서로 담합을 하여 자신들 마음대로 가

을 좌우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소비를 부추겨 수요를 늘린
다. 특히 의료와 같이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는 일반인들이 전문지

이 부족하기 때문에 쉽게 수요를 늘리도록 유도할 수가 있다. 그래서
의료인 또는 유사의료인력이 늘면 '과잉진료'가 만연하게 된다. 환자
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소비의 가능성이 커져 결과적으로는 의

비용 지출이 늘어난다. 그래서 적당한 의료의 공급을 위해 각 의료인
의 직능을 구분하고 분업을 시켜 서로 과당 경쟁을 하여 과잉진료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 말로만 의약분업

그러기 위해 생겨난 대표적인 제도가 바로 의약분업이다. 의약분업이
과잉진료의 대표적인 형태중 하나인 '약물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약사와 의사의 직능을 구분하는 제도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의약분

은 '약물 오남용 방지'를 위해서는 1.약의 처방자와 판매자를 분리하
여 이윤의 집중을 막고 의,약사간의 약판매경쟁을 줄여 실제 판매횟

를 줄이고 2.약의 구매과정을 복잡하게 하여 약의 구매를 줄이고. 3.
약판매의 이윤을 줄이고, 치료행위의 수가를 늘려 투약보다는 행위

주의 치료로 의료풍토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도 조금 생각해보면 안
다. 의약분업은 환자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한 제도이지 환자들
을 편리하게 해주는 제도는 아니다. 다만 결국에는 약보다는 행위위

의 치료를 받음으로 해서 환자들이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비추어
국민을 위한 제도인 것이다.

'약물 오남용'은 대표적인 과잉진료이다. 그러니 의약분업을 통
해 '약
물 오남용'이 줄면 수요가 줄어 공급자에게 곧바로 타격이 간다. 그
중에서도 약을 전담하게될 약사에게는 특히 많은 타격이 간다. 그러

에 원래 의약분업이 시행되려면 병원 대 약국의 비율이 4:1 정도 되
는 게 적당하다고 한다. 약판매의 이윤이 줄기 때문에 그만큼 자주

아야 되는 까닭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의사 대 약사의 숫자가
거의 비슷하다. 거기다 우리나라는 산업약사-제약회사나 연구소등에
서 신약개발이나 약품에 대한 제반 연구를 하는 약사를 말하는데 우

나라는 그 수가 매우 적다. 그 원인은 제약회사들이 외국제약회사제

을 카피하거나 수입하기만 하고 신약개발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다.

론 약국보다 힘들고 박봉이기에 약사들이 꺼려하는 것도 이유 중에

나이다.-가 매우 적기 때문에 대부분이 약국을 경영하고 있다고 치면
병원과 거의 숫자가 같거나, 혹은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의약
분업을 위해서는 약사 혹은 약국의 숫자를 지금의 1/3에서 1/4 정도
로 대폭 줄여야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지 않아도 과잉이어서 약
사들끼리 또는 의료인들과의 영역다툼을 하고 있는 약사들인데 절대
자신들의 일자리가 줄어드는걸 그대로 보고만 있을 리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정부에게 의약분업이 되더라도 '임의조제'나 '대체조
제'와 같은 유사진료행위를 통한 독자적인 투약행위를 인정해줄 것과
약품의 판매이윤을 그대로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한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그렇게 되면 의약분업의 가장 중요한 여건이 빠져버린 말뿐인

약분업이 된다는 것이다. 약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방책이 다 빠져버
리니 약은 여전히 오남용되는 것이다. 약사들은 약물오남용문제는 약
사의 양심에 맡기라 하지만 그러면 왜 법이나 제도가 필요한가? 모두
양심적으로 살면 되는 일 아닌가? 그런데 정부는 이 황당한 약사들의
주장을 수용해주었다! 약사들은 이제 과거보다 더 독점적으로 약을
팔 수 있게 되었다.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의 가지 수는

폭 축소되었고 일반의약품은 약사들이 마음대로 팔 수 있다. 약 판매
의 이윤은 과거와 별 차이 없고 거기에 조제료나 복약지도료의 대폭

상으로 새로운 수입도 추가되었다.

▶대의명분이 뚜렷하다고?

그러자 의사들이 들고일어났다. 당연히 지켜질거라 여겼던 것들이 헌
신짝처럼 버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한약분쟁 때
도 그랬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예상 할 수 없는 수준의 제도가 일방

으로 입안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항할 때는 이미 배후에서 거래가 끝
낸 자들끼리 뭉쳐 상대도 해주지 않는다. 정부는 제도를 움켜쥔 채

간을 끌고 약사들은 상대들의 약점을-예를 들면 의료계의 빈약한 사

활동, 고소득 등등-을 물고늘어지고 근거가 있든지 없든지 상관없이
아무거나 닥치는 데로 쟁점을 삼아 싸움의 양상을 추잡스럽게 몰고

다. 언론은 그러한 추잡한 싸움양상을 개탄하며 현실을 받아들이고

리 싸움을 끝내라고 종용한다.

그때 한의사들은 어떻게 했는가? 자신들의 의료인으로서의 전문성을
내세우고, 민족의학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자신들의 분야가, 자신들
이, 그동안 사회적으로, 제도적으로 얼마나 부당한 푸대접을 받아왔

지 역설하고, 열악한 이 땅의 의료현실을 고발하고.... 그래서 결과
는? 무슨 무슨 협의체를 구성하고 앞으로 잘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으
니 현실은 받아드리라는 애정어린 권고에 항복하여, 빼앗긴 자신의

역에서 활개치는 약사들을 멍청히 바라 볼 뿐이다.

이번 '의약분업' 사태를 보면 의사들의 투쟁양상이 몇 년 전 한의사

과 거의 유사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결과도 거의 비슷하다. 그들도
자신들의 전문성, 열악한 이 땅의 의료현실, 자신들의 부당한 희생을
이야기하며 대중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처절한 투쟁을 벌렸다. 결국
엔? 무슨무슨 협의체 하나 받아내고 싸움을 정리하게 되었다. 의사들
이 쓴 어떤 글에서 자신들의 싸움이 한약분쟁과는 다른 대의명분이

렷한 싸움이라고 한 걸 보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대의명분은 누

에게나 있다. 워낙에 황당한 이유로 출발한 싸움이기 때문에 워낙에
엉터리같은 나라이기 때문에 찾아보면 대의명분은 얼마든지 있다. 거
의 같은 수준의 논리로 싸우다, 거의 같은 수법에 나가 떨어졌는데

엇이 다르다는건가?

이 땅에서 아직도 대의명분이나 논리적 근거로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건 오산이다. 오직 권력과 자본에 영합한 자만이 모든 걸
가질 수 있다. 최근의 의료분쟁들은 이제 전문가들의 영역 역시 그러
한 천민자본주의의 폐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입증하고 있다.

▶ 빗장 풀린 의료계

약사 숫자의 과잉은 약사들을 자멸시킬 수 있는 공급과잉이면서 동시
에 사회적으로 굉장한 힘을 가지게하는 원동력으로서의 이중성을 가

게 한다. 이건 제국주의자들이 과잉생산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진
자신들의 힘으로 인해 생긴 자국의 내부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식민지
를 개척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제국주의 국가의 과잉생산은 공황
을 일으키는 모순의 근본이지만 식민지를 개척하는데는 엄청난 위력
을 발휘하는 그들의 힘의 근원이기도 한 것이다.

제국주의의 침략이 식민지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듯 약사들의 의료
계 영역 침범은 치명적인 피해를 의료계에 준다. 경제적인 부분은 말
할 것도 없고 전문가로서 보장받을 수 있는 지위나 자존심까지도 심

어는 한의사의 경우에는 자신들의 학문의 정체성 자체를 유린당하기
도 했다. 그리고 그러한 피해는 곧바로 일반 국민들에게 이어진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약사들이 의료인의 영역을 침범하고 난 뒤에도
약사들끼리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기술이 위주인

료인이 아니라 판매를 위주로 하는 직능이기 때문에 무한 확장을 할
수가 있고 독점을 하면 할수록 계속해서 이익을 늘릴 수 있다. 그래
서 그들은 약국의 대형화, 체인점화를 통해 계속 경쟁을 하게 될 것

고 이익의 농축을 위해 많은 약사들은 도태될 것이다. 거기에 이미

범한 의료영역까지도 약국의 형태처럼 판매위주로 그 형태가 바뀌고
다시 독점되고.... 나중에는 의료나 건강에 관한 것 중 팔 수 있는

은 모두 판매하는 거대한 의료마트를 소유한 의료유통업자들이 생길
것이다. 이쯤 되면 다른 자본가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이 거대한
이익의 원천은 곧 수없이 많은 투자가들을 모이게 하고. 결국엔 거대
매판자본인 외국계 제약회사들이 약품 및 의료관련 물품의 유통에 직
접 나서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약사와 의사의 피나는 노력이 정부의 '값싼 의료 정책'과
맞물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약물 오남용 국가가 되었기 때문에 외국
계제약회사들의 우리나라 제약시장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더구나
약사들에 의해 '국가면허'와 '전문인을 규정하는 많은 여건', '사회
적 공익을 위한 통제'를 통해 보호받던 의료계의 빗장이 풀리게 되면
제약회사는 자신들의 매장에 약사 몇 명만 고용하면 별 힘들이지 않

도 이 땅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된다. 제약회사의 직접 유통이

작되면 약사들은 거의 대부분 도태된다. 매장만 크면 되지 약사가 많
이 필요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약사가 의료계를 잠식하
고 다시 제약회사가 약사를 잠식하여 제약회사가 의료계를 장악하게
되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제약회사가 의료계를 지배하면 어떻게 되

는가? 우리나라는 지금보다도 휠씬 풍족한 약물오남용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약사의 수를 줄여라

현재의 약사숫자를 그대로 유지하고 그들의 이익을 보장해주려 해서
는 의약분업은 결코 불가능하다. 아무리 해도 묘안이 나올 수가 없
다. 약품의 사용을 줄이면 약품 공급자들이 줄어드는 건 필연이다.

상적이어도 줄어들 판에 비정상적으로 많다면 더 말할게 있겠는가?

국에 선택은 약사의 어느 정도의 도태를 각오하고 정상적인 의약분업
을 정착시키느냐 아니면 껍데기뿐인 의약분업을 하고 거기에 의료인
의 영역을 비의료인인 약사에게 넘겨주면서까지 약사들을 현재상태로
유지시켜주느냐 중에 해야된다. 만일 후자를 택한다면 우리나라의 정
상적인 의료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야한다. 거기에 결과적

로는 약사조차도 제약회사와 같은 거대 자본에 전자보다 휠씬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의료시장을 약육강식의 방법으로 점거한 대

로 보다 큰 자본에 먹히는 것이다.

이 글을 쓰는 동안 언론에서는 의약정간이 합의한 합의문을 보도했
다. 역시 예상대로 '의사에겐 명분을 주고 약사에겐 실리를 주는 형
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것의 의미는 나중에 가면 깨닫겠지만 약사가
이 싸움에서 이겼다는 걸 뜻한다. 더구나 싸움은 최초에 약사가 정부
와 합작해 일방적으로 그었던 전선에서 소폭으로 왔다 갔다만 했을

이고 합의 역시 그 전선 근방에서 이루어졌다. 이미 약사들은 의료계
의 영역에 들어와 있고 거기에서 약간 물러났을 뿐이다. 한약분쟁에
이어 이번 싸움 역시 약사들은 승리했고 침탈에 성공했다. 이제부터
약사들은 '한약 조제 시험 투쟁'을 통해 한약을 자신들의 영역으로

어들이기 위한 새로운 싸움을 시작할 것이다. 아직은 식욕이 왕성한
그 많은 식구들을 먹여 살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그들
이기 때문이다. 분쟁의 씨앗은 지금도 왕성히 퍼져나가고 있고, 이제
이 나라에 정상적인 의료는 없는 것이다.
- 문찬기

2000-11-17(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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