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지난 20일 KBS 2TV ‘대화의 희열2’에 출연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980년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사령부에 끌려갔을 때 일을 미화하고 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심 의원은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서울역 회군’(5월 15일, 서울역앞 시위 자진해산)을 결정한 인물이다.
심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980년 (유 이사장이)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서 쓴 A4 용지 90쪽 분량에 이르는 상세한 운동권 내부 동향 자백진술서는 사실상 그가 진술서에서 언급한 77명의 민주화운동 인사를 겨눈 칼이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중 3명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의 공동피의자 24인에 포함되는 등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핵심 증거로 활용됐다”면서 “유시민의 진술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판결문에서 증거의 요지로 판시됐다”고 강조했다.
또 “유시민의 진술서는 1980년 2월부터 5월까지 서울대 핵심 운동권의 동향…(중략)…등 9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라며 “유시민은 자신의 자백진술서에 77명의 이름과 행적을 적시해 계엄당국이 서울대 등 당시 학원 상황과 학원관련 외부 움직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카드를 쥐게 됐다”고 썼다.
심 의원은 “이러한 진술서에 대해 유 이사장은 방송에서 ‘진술서 용지에 하루에 100장을 쓴 적이 있다. 안 맞으려고. 어떻게든 늘여야 하잖아, 분량을’이라고 하는 등 우스개마냥 이야기 했다”며 “예능화법으로 역사적 진실이 뒤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시대에 대한 폄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 의원은 “유시민은 역사적 진실을 예능으로 왜곡해서는 안 된다”며 “자신의 왜곡 발언에 대해 해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 심재철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 20일 유 이사장은 ‘대화의 희열2’에 출연해 1980년 5월 17일 서울대 재학 시절, 학생회관을 지키다 계엄사 합수부로 끌려갔던 당시 일화를 털어놨다.
유 이사장은 체포 당시를 회상하며 “다른 대학 총학생회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서울대 총학생회로 전화를 하기 때문에 끝까지 지키고 있었던 것일 뿐”이라며 “계엄군이 닥치면 도망가려 했지만 못 도망쳤다”고 말했다.
이어 유 이사장은 “합수부에서 글 쓰는 재능을 발견했다”면서 “진술서를 쓸 때만 구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기 위해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 하루에 100장을 쓴 적도 있었다. 얼마 후 수사국장이 와서 내가 쓴 글을 보고 ‘글 진짜 잘 쓰지 않냐’라고 칭찬하더라. 그때 글쓰기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