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해상서 환적거래
작년 10월부터 부산에 억류중
‘美 주의보리스트’ 파나마 선박
출항보류 조치로 부산 정박중
해상 환적을 통해 북한에 석유 제품을 넘긴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 국적 선박이 최소 2회에 걸쳐 총 4300t의 정제유를 북한에 공급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또 미국의 ‘대북 해상거래 주의보’ 리스트에 오른 러시아·파나마 선박이 추가로 국내에서 ‘출항 보류’ 조치를 당한 것으로 확인되고, 리스트 상의 또 다른 한국 선박이 불법 유류 환적에 가담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국내 운송사가 보유 중인 7800t급 유조선 P호는 2회에 걸쳐 1800t, 2500t의 정제유를 공해상에서 선박 간 환적을 통해 북한에 공급했다. 2017년부터 이 같은 환적 거래를 한 것으로 알려진 P호는 지난해 10월부터 부산에 억류돼 있는 상태다. P호는 해상에서 대량 환적 거래를 하면 출항 때보다 배가 해수면 위로 더 떠오르기 때문에 위성 등에 적발될 수 있다고 판단, 선박 규모에 비해 훨씬 적은 양의 정제유를 북한 측과 거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같은 당 유기준 의원은 이날 “미국의 주의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파나마 국적 1977t급 석유 운반선 K호 또한 출항 보류 조치를 당해 부산항에 머물고 있다”며 “한국에만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5척의 선박이 억류 또는 출항 보류 조치를 받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외교부가 “현재 (제재 위반 의심) 관련 선박 4척에 대해 출항 보류 중”이라고 설명한 것과 배치된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이날 선박의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민간 웹사이트 ‘마린트래픽’ 기록을 인용, “선박 간 환적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가장 많았던 건 한국 깃발을 단 ‘루니스’호”라고 보도했다. 이 선박은 지난달 미국의 주의보 리스트에 오른 배다.
유 의원은 루니스호와 관련, “2017년 이후 한국에서 총 27차례에 걸쳐 정유 제품 16만5400t을 싣고 나간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 제품들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