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바른 힘, 선한 정책

자유게시판

국민 마중물
자유게시판
게시판 상세보기
盧武鉉 대통령에게 주는 趙香祿 목사의 편지
2004.04.02
월간조선독자 | 조회 60


이 글은 월간조선의 홈페이지 http://monthly.chosun.com 에 있는 것임.



盧武鉉 대통령에게 주는 趙香祿 목사의 편지




『물러나시오. 인간 盧武鉉의 순수함, 정직함만이라도 기억하게 해주시오』



趙 香 祿
1920년 함남 북청 출생. 조선신학교. 스위스 제네바대 신학대학원(명예법학박사). 초동교회 원로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장·한국신학대 학장 역임·現 현대사회연구소·一家기념상재단 이사장. 국민훈장 목련장·동백장. 저서 「趙香祿 논단」 외 다수



盧대통령의 참담한 심정을 안다




盧武鉉 대통령이 재신임을 받고 물러나겠다고 했다. 어안이 벙벙한 일이다. 盧대통령은 취임선서에서 국법준수를 국민 앞에 서약했다. 국법에 없는 재신임을 묻겠다는 말은 대통령으로선 할 수 없는 말이고, 또 해서는 안 될 마지막 말이다.

재신임을 묻는다 해도 관계 법률규정 제정 등 처리는 국회의 임무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혼자서 불쑥 할 수 있는 말도 아니다. 그런데 왜 盧대통령은 그런 말을 내어 놓았나?

벌써부터 여론이 분분하다.

많은 국민들은 盧대통령이 입밖에 내놓아서는 안 될 말을 내놓았다고 생각한다. 내놓아서 안 될 말을 내놓은 배경은 무엇일까? 객관적 정황으로 보면 대통령 취임 후 반년을 조금 넘긴 이 기간 그의 측근 여럿이 비리로 구속되고, 코드가 맞는다는 장관이 국회에 의해서 부적격으로 물러났다.

또 그의 영원한 집사라는 이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니 대통령으로선 실로 참담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盧武鉉 정부는 초기부터 새 정부의 절대절명의 사명으로서 적폐한 부정부패를 완전 차단 척결하고 맑고 깨끗한 정부를 만드는 일로 자처했다.

그에 따라 때묻지 아니한 새 인재로 정부를 구성한다고 했다. 그 정부 출발 반년 만에 누구도 아닌 대통령 측근 참모들이 그 주장에 먹칠을 하고 개혁정신을 뒤집어 엎어 버렸으니 대통령이 얼굴을 들 수 없을 것이다.

서민들은 누구에게 빌린 돈 몇푼을 갚지 못해 재판을 받고 벌을 받는다. 어린 소년소녀가 얼마의 돈을 훔쳐도 가차없이 벌이 내린다. 대통령은 그 벌을 내리는 최고 집행자다. 재임 중 그의 주변 사람들이 저지르는 죄에 엄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 대통령이다.

盧대통령은 당장 물러나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盧대통령으로서야 이루 말할 수 없는 자책감을 느꼈으리라 짐작된다. 그렇게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그가 입밖에 내어놓은 재신임 문제는 대통령 외에 누구도 해결할 길이 없다.

盧대통령이 재신임을 묻겠다고까지 말하게 된 불행은 짧은 대통령 재임 기간 중 대통령 자신과 주변의 참모들이 스스로 만든 것이다. 누구를 탓할 일이 아니다. 盧대통령은 때로 佛家(불가)의 禪問答(선문답) 같은 불가사의한 언행으로 국민들을 혼돈 속에 빠뜨렸다.

불과 얼마 전에는 검찰에서 수사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원숙하게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수사 중인 사건을 언급해 검찰을 압박한 일은 잘못이다. 원숙하게 수사하라는 말은 실로 엉뚱한 말이다.


국민은 허수아비 구실을 할까?

대통령직은 자기 말을 생각나는 대로 하는 자리가 아니다. 청와대와 정부, 정당의 전문가들이 정보를 수집하고, 평가 검토한 결과를 대통령의 입을 통해 표현할 뿐이다. 그것도 큰 일에 대해서만 그렇다.

盧대통령이 검찰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장관을 옆으로 제쳐놓고 젊은 검사들과 토론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분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바로 알고 그 자리에 앉아 있나』 하고 생각했다. 텔레비전을 지켜보는 나는 답답했다.

盧대통령 정부는 취임 6개월이 지나도록 국민들이 「잘했다, 못했다」고 비판할만한 정책 방향, 정부 시책을 아직 내어놓지 못했다. 무얼 기준으로 재신임을 하라는 얘기인가? 그러므로 盧대통령이 내놓은 그의 재신임 문제는 이제 누가 책임질 수도 없고, 그 자신 외에는 거둬들일 사람이 없다.

무슨 방법으로 객관성있게 재신임을 물을 것인가? 盧대통령이 억지로 편법을 통해 국민투표를 밀어붙인다면 그것은 李承晩(이승만) 정권이 정권연장을 위해 취했던 3·15 부정선거, 朴正熙(박정희) 정권이 추진한 유신헌법 제정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행위가 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아무 의미도 없는 재신임에 허수아비 구실을 하리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제 길은 하나뿐이다. 나는 盧대통령이 취임 얼마 후 『대통령직 못해먹겠다』고 한 신문기사를 기억한다.

비록 농담이라고 해도 의미깊은 말 한마디다. 그 말은 그의 심중을 그대로 드러낸 말이다.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이 쓴 회고록이나 처칠의 회고록을 보면 頂上의 어려움을 잘 알 수 있다. 대통령직은 자기라는 인간은 장롱 속에 집어 넣어두고, 대통령의 일만을 수행해야 하는 자리다.

트루먼은 회고록에서 평생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무수한 사람들에게 훈장을 달아주고, 보기도 싫은 반대파를 끌어안고 친구인 양 너스레를 떨어야 하는 일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인류 최초로 원자폭탄을 투하해 수십만 명의 사람을 죽여야 했던 이도 트루먼이다.

인간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 대통령이란 자리의 직무다. 예수는 『네가 천하를 얻고도 네 생명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오』라고 했다.

盧대통령이 천하를 주고도 바꿀 수 없는 자신을 되찾아 지키는 길은 하나뿐이다.


당신의 순수함을 기억하도록 해주시오

「매우 매우 미안합니다. 나같은 사람은 대통령직이 맞지를 않습니다. 잘못 알고 들어왔으니 용서해 주십시오. 물러갑니다」

사직서 한 장 써놓고 물러가는 길뿐이다.

盧대통령이 설사 국민투표를 강행할 편법을 찾더라도, 그 과정에서 벌어질 국민적 갈등과 낭비는 어떻게 할 것인가? 상처받을 국민적 자긍심은 누가 보상할 것인가? 5년 임기를 감당하지도 못할 대통령을 뽑은 유권자들의 얼굴은 무색해지고 그를 대통령으로 내세운 정당은 얼굴을 들지 못할 것이다.

우물쭈물 재신임 문제를 덮어 버리든, 어렵사리 국민투표를 해서 재신임을 받든 盧武鉉 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은 회복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盧대통령 물러 나시오. 당신의 대통령직 수행능력보다 인간 盧武鉉의 순수함, 정직함, 진실함, 그리고 당신의 자유정신과 인간적 낭만을 국민들이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도록 해 주시오.●







조선일보 | 주간조선 | 스포츠조선 | 잡지 DB | 사진검색 | 개인정보보호정책
Copyright (c) 2002 MONTHLY CHOSUN All rights reserved.
Contact pubmonth@chosun.com for more information.

































이전글 : 북한 군중집회와 비교한 탄핵반...
다음글 : 나의 국회의원 선택의 기준 - 김...










87 노무현 대통령에게 주는 조향록 ... 월간조선독자 2004-03-26 2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수정 답변 삭제 목록보기
22,597개(1476/2260페이지)
자유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2019년 한해동안 주요 활동내용을 보고드립니다 사진 파일 의원실 2020.01.20 21469
>> 盧武鉉 대통령에게 주는 趙香祿 목사의 편지 월간조선독자 2004.04.02 61
7845 나의 국회의원 선택의 기준: 자유민주주의 수호·정직성·전문성 월간조선독자 2004.04.02 51
7844 열린우리당은 오늘의 한국을 일궈온 역사를 고려장 치르려 하는가 유기남자유시민연대공 2004.04.02 52
7843 열흘동안 홈피작업해서 바뀐게 몹니까? [1] 동안구 주민 2004.04.02 96
7842 2선이라서 다시 잘해보라고, 믿고 싶다 [4] 임인철 2004.04.02 99
7841 열우당의 정체성 드러낸 정동영 의장의 문제 발언 [1] 역사학도 2004.04.02 60
7840 양심을 쏙이지 마시요!! [1] 안양인 2004.04.02 114
7839 힘 내세요 [2] 시민 2004.04.02 86
7838 논점을 흐리지마세요 [10] 초원대원 2004.04.02 161
7837 서울의 봄에서 이제는 흙탕물로. [1] 한국사람 2004.04.02 87
글쓰기
처음페이지 이전 10 페이지   1471   1472   1473   1474   1475   1476   1477   1478   1479   1480   다음 10 페이지 마지막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