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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민연대에서 퍼옴		200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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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를 위한 역설 - 유능한 사람을 뽑지 말자 이름 : 김광남 번호 : 117 게시일 : 2002/01/19 (토) AM 00:21:31 조회 : 17 제3기 지방자치를 위한 역설(逆說) - 유능한 사람을 뽑지 말자 유권자뿐만 아니라 공직을 수행하고 있는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 장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선거를 통해서 가장 유능한 사람을 뽑 을 수 있다는 잘못된 기대와 선거를 통해 당선된 사람은 다른 후보나 유권자들보다 뛰어나다고 믿는 자만이 그것이다. 그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은 “유권자들의 지지로 당선되었는데…”라 는 자만과 “내가 가장 유능하다”라는 오만이다. 그래서 남의 말엔 귀를 기울이지 않고 독선과 전횡을 일삼아 불협화음이 끊이질 않는 다. 그렇게 유능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들로 짠 판인데 우리정치는 왜 4 류라는 비판을 못 면하고 늘 뒷말이 많은 걸까? 그들은 “직원들은 근본적으로 일하기 싫어하고 주민들은 제 주장만 내세우는 무리다. 전체를 생각하고 미래지향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다. 그래서 내가 모든 판단과 결정을 내려 주어야 한다.”는 식으로 맥그레거(D. McGregor)가 주창한 ‘X이론’류의 낡은 인간관 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조직원의 무능함과 주민의 무지함을 깨우쳐줄 유일한 존재는 나뿐이라는, ‘십자군사명(十字軍使命)’과 같은 일종의 심리적 몽상 에 빠지기 쉽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이런 도덕적 강박감에 빠지면 남 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그들의 능력에 대해서 믿지 못한 다. 그런 지방자치단체에는 단체장 - 조직원 - 유권자 사이에 믿음이 라는 연결고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 틈은 《아부꾼(성은망극 파)과 모리꾼(일등공신파)》들이 차지하고 그럴수록 약이 되는 쓴말 을 하는 사람들과의 물리적 거리와 심리적 괴리는 더 틈이 벌어지게 된다. 우리가 선거를 통해 대표자를 뽑는 것은 가장 유능한 사람을 내세워 무지랭이 백성을 잘 가르치고 이끌어 달라는 절박감 때문이 아니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우리는 구세주나 선생님을 뽑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의 다양한 욕구와 갈등을 조정·반영하고 우리의 가슴아픈 이야 기를 진솔하게 들어줄 카운슬러를 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이 가장 유능한 사람일 필요 가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학력과 경력을 가진 사람이 직무를 훌륭히 수행하리라는 상관성에 대한 기대는 이미 지난 정치사와 1, 2기 지방 자치의 경험에서 무참히 깨져버렸다. 가장 유능한 정치인이 필요하지 않은 이유는 이미 우리 사회가 그들보다 도덕적·학문적·인간적으로 더 훌륭한 자원을 엄청나게 보유한 지식사회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유능한 정치인보다 사회의 이러한 자원을 잘 뽑아서 활용하는 혜안과 포용력을 가진 인간적인 사람이 필요하다. 올 6월에는 제3기 지방자치의 틀을 짤 지방자치단체장, 의회의원 등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다. 무참히 짓밟힌 우리의 우매한 기 대와 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선거에서는 가장 유능한 사람보다 가 장 인간적인 사람을 뽑자. 정치와 지방자치라는 것은 차가운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뜨거운 가슴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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