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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표 받는 인생..
2001.12.06
이형교 | 조회 109
전 자그마한 의원을 하고 있는 의사입니다.

글쎄 의약분업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도 아니고 잠
깐 신세한탄을 하려고 합니다.

한달에 한번씩 의료보험 청구를 하면 나중에 보험공단에서 성적표가
나옵니다.

요번 성적은 이렇습니다.고가약 사용 항목 C...저가약을 많이 사용할
수록 A가 나옵니다.항생제 사용 C..물론 항생제 사용 적게할수록 A고
요...주사 사용 D..역시 주사 적게 사용해야 A나옵니다.

한마디로 제가 국민건강을 좀이라도 파먹고 있다는 내용이더군요.쓰
지 말래는 항생제도 많이 쓰고 고가약도 너무 많이 쓰고 주사도 엄청
많이 쓰는 걸로 나오니 반성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 환자 보면서 그런거 생각하면서 요리조리 눈치 보면서 지
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환자에게 필요하면 개똥이 약이 된다면 그거
라도 구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환자 보지 성적표 생각하면서 환자 봐
야 하나요?

아니 진료실에 들어온 환자를 낫게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의사의 심정
이겠지 너 환자 한번 골탕 먹고 고생해봐라...라고 생각하고 치료하
는 의사가 있을까요?

아무리 사회주의가 좋다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환자를 획일적으로 기
준에 맞춰가면서 치료하나요?

소심한 의사가 성적표 잘 받으려 환자 다칠까 우려되어 성적이 열등해
도 꿋꿋히 소신껏 치료하기로 맘을 먹고 한심한 세상 ..넋두리를 하였
읍니다...죄송합니다.

열등한 의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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