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 의료의 현주소 | 2001.08.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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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 조회 144 | ||
(펀글) 환자와 의사의 권리 한 여성 직원이 휴직계를 제출했다. 그 직원은 갑자기 휴직을 신청한 것이다. 이유는 물론 '개인적인 사유' 였다. 결재란에 서명을 하기 전 직원을 불러 '개인적인 이유' 를 얘기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 직원은 회사 내에서 상당히 유능한 직원이어서 평소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 었기 때문이다. - 야전병원 같은 응급실 - 그 직원이 휴직계를 낸 이유는 어머니가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한 두 달 정도 입원을 해야 하는데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자신이 직접 병 수발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가족 중의 누군가가 늘 곁에서 간호해야 한다 는 것은 미국인인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미국인의 사고방식으로는 병자의 간호는 병원에서 해야 된다는 것이 당연한 사실로 돼 있기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 있는 부모를 돌보기 위 해 자식이 휴직까지 해야 된다는 사실은 좀처럼 납득하기 어려웠다. 며칠 후 나는 직원 몇 명과 함께 병원에 있는 동료를 찾아갔다. 우리 일행이 찾아간 시간은 퇴근 이후였다. 병실은 다른 여러 사람들과 함께 쓰는 곳이었는데 환자의 가족들까지 합하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병실에 있었다. 한 쪽에서는 TV를 크게 틀어놓고 있었고 어떤 가족은 무언가를 먹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환자와 그 아내인 듯 보이는 가족은 함께 자고 있었다. 나는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환자와 같이 있느냐고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대답은 환자의 심부름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오래 전 일이기는 하지만 내 아내가 아이를 낳기 위해 병원에 입원 했 을 때 간호사에게 물 좀 달라고 했다가 기다리기 귀찮아서 내가 대신 물을 가져다 준 적이 있었다. 잠시 후 물을 떠 온 간호사는 나에게 환 자를 돌보는 것은 자기의 의무라고 내게 가르친 기억이 되살아 났다. 병원을 나오는 길에 우연히 응급실을 지나게 되었다. 나를 경악케 한 것은 그날 응급실의 공간이 충분치 못해 환자들을 응 급실의 복도에 방치(?) 해 놓은 일이었다. 별로 넓어 보이지 않는 복도는 환자용 침대에 누워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환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자칫하면 환자들이 서로 부딪쳐 링거 병이 깨지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들 정도였고, 당직 의사들은 너 무 바빠서 정신이 없어 보였다. 이런 모습은 진주만 같은 전쟁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 었는데…. 병원을 한번 가본 후 나는 한국의 병원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 다. 그리고 많은 사실들을 알게 됐다. 우리 직원 중에 어린 아이를 키우는 직원이 내게 소아과의 얘기를 들 려 주었다. 그 얘기를 듣고 '성격 이상한 외국인' 이라고 비난할지는 모르겠으 나, 나는 그 말이 사실인지 하도 궁금해 그 직원이 아이를 데리고 병 원에 갈 때 한번 따라가 보기로 했다. 직원의 말처럼 아픈 아이가 의 사 선생님 한번 만나는 데 1시간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그렇게 기다린 후 의사 선생님께 진찰을 받은 시간은 5분을 넘 기지 않았다. - 1시간이나 기다린다고? - 난 한국의 의사 선생님들이 (물론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렇게 격무에 시달리는지 몰랐었다. 의사 선생님이 그 많은 아이들을 매우 짧은 시 간에 쉬지 않고 진찰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매우 놀라웠다. 휴식시간 도 전혀 없는 듯 했다. 적어도 내가 그 소아과에 있었던 두 시간 동안 의사 선생님은 화장실 도 가지 않고 아이들을 치료하는 모습이었다. 내가 두 번 한국의 병원을 다녀오고 나서 느낀 것은 한국에서는 환자 나 의사나 모두 고생스럽다는 사실이었다.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의 가 족도 많은 희생이 따르는 모습이었다. 나는 의료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왜 지금처럼 한국의 의료 시스템이 선진적이지 못한지 원인을 알 수는 없다. 또한 어떻게 하면 한국의 환자나 의사 모두가 더 나은 환경에서 치료 받고 치료할 수 있는지에 대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지도 못한다.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환자나 의사 모두 지금보다 나은 환경에 서 치료 받고 치료할 권리가 있으며, 또 그렇게 돼야만 한다는 것이 다. 웨인 첨리(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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